개망초꽃 - 남경식
불볕더위 내리쬐는
들이나 길가 아무데나
서러운 사연으로 하얗게 타는 꽃
바람이 불면 바람에 흔들리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발길에 채이고 밟히며
피고 지는 한많은 눈물꽃
고향이 어디냐고 묻지 말아라
내 고향은 메리카 메리카 북아메리카
때로는 불타는 자존심과 향수에 목이 메인다
누가 내 이름을 개망초라 했는가
나는 아름다운 꽃이고 싶다
진실로 아름다운 꽃이고 싶다
모진 세월 모순 속에 피는
한 무더기 목숨꽃이여
아름다운 굴욕으로 내일을 산다.
‘망초(亡草)’ 나라를 망하게 하는 풀이란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혀졌답니다. 망초가 갑자기 퍼지기 시작하면서 을사조약이 맺어졌다네요.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철도공사를 할 때 철도침목에 묻어나온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국화과의 낙엽두해살이 풀입니다.
'개'자가 붙은 건 워낙 번식력이 좋아서 농부들이 망할 놈의 풀이라 여겼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라 망할 때 핀 꽃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망초와 개망초는 잎은 거의 구분이 힘들고 개망초는 키가 100~180cm 정도로 크지만, 망초는 30~100cm으로 비교적 작고, 망초는 꽃이 작아 2~3mm에 불과하지만 개망초는 20mm로 크고 예쁘답니다. 망초는 줄기가 비어있고 개망초는 속이 차있다네요.
재미있게도 이 개망초꽃의 꽃말이 ‘화해’랍니다.
덕산기에는 나무에서 피는 꽃들 빼고 흐드러지게 피는 꽃이 그리 흔치 않죠. 풀에서 자라는 꽃들이 그나마 좀 있습니다.
꽃송이 가장자리에는 가느다란 흰색 혀꽃이 촘촘이 돌려나고 가운데에는 노란색 통꽃이 촘촘이 박혀 있습니다. 가운데가 막내^^.
넘치는 물을 모아 보기 좋게 흐르게 합니다. 이걸 뭐라고 하더라? 옆에 핀 개망초랑 벗하며 흐르는 물은 외롭지 않겠죠?
장마 중에 반짝 해가 떠서 개망초 밭을 더욱 환하게 하네요. 너무 흔해 개망초, 뽑아도 쉼없이 계속 나서 개망초. 그래도 예뻐요^^.
'언제든 좋아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운 현판 (0) | 2011.07.25 |
---|---|
집 주변에서 본 개구리들 (0) | 2011.07.21 |
간판을 내걸다 (0) | 2011.07.18 |
무당 개구리 (0) | 2011.07.07 |
생각보다 큰, 생각보다 작은.. (0) | 2011.07.04 |
찔레꽃 (0) | 2011.06.21 |
돌단풍 (2) | 2011.05.02 |
2011 다가오는 새 봄의 징표 (0) | 2011.03.18 |
2011 물러가는 겨울의 흔적 (0) | 2011.03.18 |
설 지나 내리는 신묘년 첫 눈 (2) | 2011.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