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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기 계곡 소개

2011.6. 한국관광공사에 소개 된 '덕산기 계곡'


 








조용하다 못해 애잔하기까지 한 이 깊은 계곡이 공중파 방송 <1박2일>에 소개되면서 ‘오지’라고 불리기에 너무 유명해졌다. 앞서 덕산기 계곡을 기억하느냐고 물은 이유다. 방송을 본 사람들은 (불편한 교통에도 불구하고) 계곡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민가보다 폐가가 많던 덕산기에 펜션과 게스트하우스가 생겼으니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가. 다행히 아직까지 산골 계곡의 풍경은 오롯이 지켜지고 있다.




 

                       정선 덕산기 계곡 트레킹의 묘미는 중간 중간 만나는 속살 훤히 보이는 맑은 물줄기 아닐까 



덕산기 계곡에는 도사곡, 덕산기, 하북동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수십 가구가 터를 잡고 살다가 1979년 수해로 하나둘 떠나기 시작해 1990년대 초에는 세가구로 줄기도 했단다. 깊은 계곡이라지만 이곳에 터를 잡은 사람들은 불을 놓아 화전을 일구며 뿌리를 내렸다. 계곡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높은 지대에 자리한 민가 주변에 펼쳐진 밭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뼝대에 안긴 오지마을 풍경


 왼쪽, 덕산기 계곡에 진입할 수 있는 차는 오직 오프로드 뿐이다
 오른쪽, 덕산기 계곡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검붉은 뼝대



자, 정선읍에서 월통교를 건너 덕우리로 향해보자. 일반적으로 정선읍 덕우리부터 동면 북동리까지의 코스를 걷는다. 어디를 시작점으로 해도 대중교통으로는 불편하니 차를 가지고 움직이는 편이 좋다. 덕산1교와 덕산2교, 그리고 덕산3교를 건너면 차량출입을 통제하는 차단기가 있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덕산기의 품으로 들어선다. 덕산기 계곡에 사는 마을주민들을 위한 시멘트 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물줄기와 제법 웅장하게 솟은 뼝대가 덕산기 입성을 반긴다. 강원도에서는 벼랑을 ‘뼝대’라고 부른다. 사전에는 바위로 이루어진 높고 큰 낭떠러지라고 설명되어 있다.
 

강원도에서는, 정선에서는 또 이 뼝대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강줄기를 엄호하듯이 위풍당당하게 따라붙은 뼝대는 산골 정선을 더 신비로워 보이게 하는 보호막이다. 병풍처럼 둘러싼 뼝대 덕분에 물줄기의 빛도 공기의 색도 제 모습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건 아닐까.
 

덕산기는 계곡이라지만 물이 항상 넘치지는 않는다. 여름 장마철이나 폭우가 내린 다음엔 수량이 많지만 건기 때는 적다. 아직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지라 물줄기는 약한 편이다. 회색이며 흰색의 자갈이 계곡의 바닥을 채우고 있다. 씨알 굵은 자갈을 밟고 걷는 재미가 제법이다. 계곡트레킹의 묘미랄까. 부드러운 흙길과는 다른 맛을 선사한다. 거기에 찰랑찰랑 야트막한 물길을 건널 때의 촉감이란.

 




 왼쪽, 사람이 살고 있는 집과 살았던 집 모두 계곡에서 벗어난 비탈에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 조용히 흐르는 물줄기를 늠름한 뼝대가 엄호한다


 

가만, 계곡이라는데 왜 이리 물이 적은 걸까. 덕산기에 이렇게 물이 적은 이유를 알기 위해선 우선 석회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류천(伏流川)에 대해 알아야한다. 복류천. 한자를 그대로 풀어내면 엎드려 흐르는 하천을 뜻한다. 땅속으로 흐르는 물줄기라. 지표를 흐르던 물이 갑자기 지하로 스며들면 그게 바로 복류천이다. 물줄기가 땅 위로 흐르느냐 땅 아래로 흐르느냐, 즉 눈에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다.

 
 

왜 이렇게 길게 복류천을 이야기하는가. 덕산기가 복류천이기 때문이다. 엄연히 계곡이라고는 하지만 여름 장마철 외에는 물이 적다. 그렇다고 완전한 건천도 아니다. 민가들이 마르지 않은 물가 근처에 터를 잡은 것으로 보아 물이 귀하지 않을까 짐작할 뿐이다. 맞단다. 마을 주민의 말에 따르면 홍수 외에는 물이 귀하단다. 거기에 계곡이 좁아 폭우가 내리면 또 금방 물이 차오르기 때문에 민가들은 모두 계곡보다 높다란 지대에 터를 잡고 있다.  

 




피라미, 다슬기 잡는 재미가 솔솔

 

여름이 막 시작되는 지금. 계곡 트레킹을 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기 때문일까. 덕분에 덕산기의 고요한 모습이 더 와 닿는다. 여름이 더 진해지면 물을 넉넉히 품게 될 덕산기에는 꼬마 방문객들을 반길 이들이 가득이다. 맑은 계곡속을 노니는 피라미가 그 주인공. 도시 꼬마들은 백이면 백, 피라미 구경에 자리를 뜰 줄 모른다. 그 정도로 맑은 물이 사시사철 가늘게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위를 들추면 (강원도 별미인) 다슬기도 보인다. 피라미와 다슬기, 모두 1급수에만 사는 귀한 몸이다.

 


  왼쪽, 어찌나 맑은지 물속이 다 보이는 덕산기 계곡. 피라미 구경은 물론 다슬기 잡이도 할 수 있다. 물 속 가운데 보이는 건 물뱀
  오른쪽, 물이 귀하고 또 계곡이 좁은 탓에 대부분의 민가들은 계곡보다 높은 지대에 물가를 두고 자리하고 있다 




물살이 세거나 가프르지 않은 고로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충분히 걸을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면 무리 없으리라. 슬슬 걸으며 물가에서는 다슬기 잡이도 하고 피라미 구경도 할 수 있다. 어디든 그늘진 곳에 앉아 간식을 맛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물이 워낙 깨끗해 캠핑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다만, 민가들이 계곡에서 벗어나 산비탈에 터를 잡았듯이 캠프사이트도 계곡 바로 옆 대신 좀 높은 곳에 잡는 것이 안전하다. 폭우예보가 있으면 얼른 계곡을 벗어나야 한다.
  

얼마나 걸었을까. 도사곡을 지나자 ‘산을 닮은집’이라는 펜션이 보인다. 숙박 뿐 아니라 덕산기 계곡의 커피집 역할도 하고 있다. 연인이나 친구끼리 덕산기 계곡을 찾았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왼쪽, 덕산기 계곡의 펜션 '산을 닮은집'. 숙박 뿐 아니라 저렴하게 맛좋은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오른쪽, 덕산기 계곡의 게스트하우스 '정선애인'. 아이들과 동행할 경우 여기까지 걷고 돌아가는 편이 무리가 없다
 

 

민가를 지키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 말고는 정말 조용하다. 혼자서는 조금 무서울 수도 있겠다. 현실 속 고민은 잠시 덕산기 밖에 놓아두고 유유자적 걸어보면 어떨까. 덕산기 계곡으로 들어서면 알게 된다. 왜, 이 계곡을 깊다 이야기 하는지. 잠시 세상과는 떨어져 신선노름을 해봐도 좋다. 뼝대며 자갈이며 물줄기가 계곡으로 들어선 길손을 이태백으로 만들어준다. 하지만 절경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빼어나다고 하기에는 너무 순박하다. 수줍은 시골처녀의 표정 같다고 해야 할까. 더 보태야 할 것도 덜어야 할 것도 없다. 그 자체로 충분하다.


덕산기 계곡 초입부터 하북동까지는 총 6km 정도 된다. 차량출입이 통제되기도 하지만 허가를 얻는다 해도 차체를 높인 오프로드용이 아닌 일반 승용차는 무사할 수 없으니 트레킹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성인걸음으로 3~4시간이면 걸을 수 있는 길이지만 다시 돌아 나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하북동에도 마땅한 대중교통이 없어 택시를 타고 정선읍까지 나가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왔다면 게스트하우스 ‘정선애인’ 정도까지 걸어도 충분하다.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리니 왕복 3시간이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여행정보

 

▶교통
 

자가운전

정선→59번 국도→정선교→월통교 건너 우회전→삼거리에서 우회전→덕산기 초입 <정선읍내에서 10분 소요>

 

대중교통

대중교통으로 덕산기 계곡을 찾아가기는 쉽지 않다. 정선버스터미널에서 동면행 버스를 타고 월통교에서 내린 후 1시간 넘게 걸어야 덕산기 계곡 초입에 닿는다. 정선읍내에서 택시를 타면 2만원 넘는 요금이 든다. 또 만약 원점회귀를 하지 않고 하북동에서 읍내로 나가려고 해도 택시를 불러야 한다. 요금은 4만원 선.

 

*정선→월통교 정선버스터미널(033-563-1094)에서 매일 13회(06:00, 07:45, 08:20, 09:10, 10:10, 11:05, 12:30, 13:35, 14:50, 15:50, 17:15, 19:10, 20:00) 운행하는 동면행 버스이용. 15~20분 소요, 요금 1000원. 월통교 앞에서 덕산기 계곡까지는 약 5km, 걸어서 1시간  넘게 걸린다.

 

*정선 콜택시

영신택시(033-563-0672), 비에프콜택시(033-592-5000), 삼화택시(033-591-5853), 카지노콜택시(033-591-3338)

 

▶숙박

두메산골 정선에서도 오지, 덕산기에도 숙소가 제법 많이 늘었다. 불과 4~5년 전만해도 오지답게 숙소는커녕 민가도 몇 채 없던 이
조용한 계곡이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제법 시끄러워졌다. 민박이 마땅치 않으면 정선 읍내의 모텔을 이용한다.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입구의 수정헌(033-563-8860, www.sujunghun.com)도 괜찮다.
 

펜션은 7~8월 성수기에는 작은방 7만원, 큰방 10만원. 2인 기준, 1인 추가시 1만원. 카드 사용 불가. 게스트하우스 1인당 1만원. 대중교통으로 덕산기를 여행하려는 이들은 ‘정선애인’에 의뢰(?)하면 된다. 주인장이 정선버스터미널로 마중을 나온다. 읍내에서 정선애인까지 픽업비는 1만원. 민박은 3~10만원 선.


-물 맑은 집 : 033-562-0744                       
-산을 닮은 집 : 033-563-3102)
-정선애인 : blog.naver.com/jshbanjang

 

 

▶별미

정선의 먹을거리는 그 척박한 환경을 오롯이 드러낸다. 쌀이 귀해 감자나 메밀을 사용한 감자옹심이, 메밀전병, 묵밥, 콧등치기 국수 등이 이를 보여준다. 매 2, 7일에 열리는 정선5일장에서 저렴하게 모두 맛볼 수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곤드레만드레 취한 듯 보인다는 곤드레밥도 빼놓을 수 없는 정선 별미다. 동강 줄기 덕분에 민물매운탕도 맛볼 수 있다.

 

감자옹심이나 메밀전병 등은 5일장에 맞춰서 맛보는 것이 좋다. 읍내의 싸리골(033-562-4554), 동박골(033-563-2211)이 곤드레밥의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곤드레밥 5000원, 곤드레밥 정식 7000원.

 

조양강 자락에 자리한 짐포리식당(033-562-2479)이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유명하다. 매기*잡어매운탕 3만5000원, 쏘가리매운탕 10만원, 쏘가리회(1kg) 12만원.




뻬놓으면 섭섭해요, 정선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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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암동굴 자세히보기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자세히보기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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